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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다섯시,

느즈막이 일터로 향하여 머뭇거리는 발걸음을

이른 자와 동일한 삯의 은혜로 위로하시는

주님의 사랑에

염치없는 눈물로 곡를 떨굽니다

 

공로 없이 받은 은혜에

훔칠 겨를도 없이 흐르는 눈물로

그저 감사함을 내비치니이다

 

저는 오후 다섯시 일꾼입니다

그저 눈물로만 감사함을 바치는

오후 다섯시 일꾼입니다

 

그저 울 뿐입니다

가난해서 우는 것도 아니요,

병들어서 우는 것도 아니요

환난이나 고난 때문도 아니요

그저 동일하게 주시는 십자가의 은혜를 깨달으니

그 은혜의 크기만큼 종일토록 눈물의 샘을 이룹니다

 

오후 다섯시,

늦은 자에게 동일하게 베푸시는 주님의 은혜 생각하며

더욱 겸손하게

주님의 머슴으로 섬기며 살겠습니다

 

공로 없이 받은 십자가의 은혜

그 고난의 그림자로 살겠습니다

그 사랑의 그림자로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