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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 자식이 함께 있는 곳을 육의 가정이라고 한다면, 교회는 하나님과 내 영혼이 만나 같이 사는 영적인 가정입니다. 육의 가정이 피곤한 육신에 쉼을 얻는 곳이듯이, 교회도 영적으로 평안과 안식이 있는 곳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장로님 한 분이 계십니다. 연세가 60이 다 되어 가는 분이신데 저와 가깝게 지내시면서 우리 교회에도 여러 번 오셨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제가 댁에 갔더니 속옷 차림으로 나오시는 것입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국회의원이시면서 정부의 요직에 계시고 게다가 교회 장로님이신데 속옷 차림으로 계신 것을 보고 저는 너무 기가 막혔습니다. ‘이 어른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그런데 얼마 지난 후에 그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가정이란 바로 이런 곳입니다. 속옷만 입어도 허물이 안 되는 곳입니다. 가정이 의복이 되어서 허물을 덮어 주기 때문입니다. 가정은 이해가 있고 사랑이 있는 곳입니다. 가정에서는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정은 계급이 없습니다.

그분이 나라에 대한 책임과 사명을 감당하는 직장 생활에 얼마나 긴장하며 살겠습니까? 많은 부하 직원들에게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곧 감시를 받는 것입니다.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그러나 가정에 돌아오면 아내가 있는 곳, 자녀가 있는 곳에서 이제는 마음을 놓아도 되는 것입니다. 자유함이 있습니다. 나에 대해서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가정은 나를 품어 주고 덮어 주고 용서해 주고 이해해 주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벗은들 누가 말하겠습니까? 가정의 눈은 그를 벗은 몸으로 보지 않습니다. 저는 손님이니까 그렇게 보았던 것입니다.

 

 교회도 가정과 같습니다. 교회는 꾸미지 않아도 됩니다. 마음을 놓아도 됩니다. 교회 문에 들어서는 순간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품에 안기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품에 안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 나오는 사람은 의인이거나 죄인이거나,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돈이 있거나 없거나, 배웠거나 못 배웠거나 누구든지 내 영혼의 아버지 품속에서 평안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하나님의 은혜가 모든 것을 품으시고 용납해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