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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가정에서 인절미를 만드는데 며느리가 떡을 썰면서 콩가루를 묻혀 가지고 자기 하나 먹고 남편에게도 하나 줍니다. 음식은 뜨거울 때 그 자리에서 먹어야 맛있습니다. 파전 같은 것도 부친 자리에서 바로 찢어 가며 먹을 때가 참 맛있습니다. 아내가 인절미를 썰어서 남편에게 주니까 남편도 먹으면서 참 행복해 합니다.

 

 시아버지가 웃목에 앉아 있는데 시아버지에게는 주지 않습니다. 먹고 싶지만 달라고 할 수도 없고 해서 시아버지는 담뱃대만 연방 빨아 당겨서 아이들 있는 데로 ‘후’ 하고 붑니다. 그때 시어머니가 들어왔습니다. 들어오면서 이 장면을 보더니 “얘야, 너 시아버지 좀 드렸냐?” 하니까 “아니오, 아버님은 제가 한 상 잘 차려서 드리려고 그래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니까 시어머니가 “얘야, 한 상보다는 즉석이 낫다.” 하면서 달려들어 인절미를 뚝 떼어서 “드시오.” 하고 갖다 줍니다. 시아버지가 먹으니 얼마나 맛있습니까? 잡수시면서 아들에게 한마디 하셨습니다. “얘, 너만 색시 있냐, 나도 있다.”

 

 그렇습니다. 며느리가 잘 차려서 드리는 것도 물론 좋습니다. 그러나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그 규격이나 폼이 아닙니다. 사랑은 그렇게 절차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속에 그때그때 솟아나는 샘이기 때문에 며느리가 푸짐하게 한 상 차려 드리는 것보다는 부인이 손으로 한 조각 잘라 주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