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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서울에 처음 올라와서 전도사로 있던 교회의 목사님은 정말 훌륭한 분이셨습니다. 얼굴 모습도 인자하고, 성품이 진실하고 경건하신 분이었습니다. 또 동경대 법대를 나올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갖춘 분인데도 겸손하셨습니다. 이분은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사상 문제로 퇴직을 당한 후에 신학을 공부해서 6·25 전쟁 이후에 목사가 된 분이었습니다. 
 

 그때 교인이 100여 명쯤 되었는데 목사님은 주일 낮 설교와 저녁 설교를 하시고, 저는 새벽 설교와 수요일 저녁 설교를 했습니다. 그리고 심방은 제가 다녔습니다. 그런데 제가 심방을 다니며 교인들을 만나 보면 90퍼센트가 목사님의 흉을 보았습니다. 우리 목사님은 아주 나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때 저는 목회자가 아무리 잘해도 교인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목사님께서 3년 뒤에 돌아가시고 제가 교회를 맡아서 10년 동안 전심전력했는데 저도 결국 쫓겨났습니다.

 

 그때 저는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지만 사람이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없고, 사람이 사람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습니다. 목회자가 사명을 가지고 아무리 노력해도 10명의 교인을 만족시키기도 어렵습니다. 누구에게든지 불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주실 이는 하나님뿐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