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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에 가면 스프링북이라는 영양이 있다고 합니다. 이 영양은 아주 날렵하고 뛰어오르는 힘도 대단하다고 합니다. 동물 가운데서 높이뛰기를 제일 잘하는 동물입니다.

 

이 영양들은 이른봄이 되면 풀이 있는 곳으로 한두 마리 몰려들기 시작하여 열 마리, 스무 마리, 백 마리씩 무리를 지어 초원에서 풀을 뜯어먹는답니다. 그러면서 욕심이 생깁니다. 자기 먹을 것을 혹시 빼앗기지 않나 해서 더 빨리 먹으려고 앞서가기 시작합니다. 뒤떨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서로 앞서가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먹는 것은 아예 제쳐놓고 서로 앞서가려고만 하다가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허연 먼지를 일으키면서 달려갑니다.

 

나중에는 왜 달려가는지도 모르고 그냥 덩달아 달려갑니다. 남보다 더 먹으려고 앞서가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그냥 달리는 것입니다. 정신없이 달리는 것입니다. 너도 가면 나도 가고, 전부 서로 일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달려갑니다. 달려가다 보면 낭떠러지가 있습니다. 계곡이 있습니다. 앞만 보고 무턱대고 달리던 영양들은 여기에 다 떨어져 죽는다고 합니다. 떨어져 죽는 줄도 모르고 그저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열에서 뒤떨어지는 스프링북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낙오자라고 생각하고 좌절합니다. 그런데 결국 병 들었거나 재주가 없거나 실력이 없는 것만 뒤에 남아서 살게 됩니다. 그 영양들에게서 새끼가 늘어나면 이듬해 봄에 또 모여서 떼지어 달리다가 함께 죽습니다.

 

오늘 우리 역사 속에서도 보십시오. 잘났다고 하는 사람은 언제나 낭떠러지로 떨어졌습니다. 권력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권력에 매였던 분들은 다 나가떨어졌습니다. 언제나 조금 모자라는 듯한 사람이 끝까지 남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