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형자 교정과 기독교의 만남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오는 10월 문을 열 국내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가 운영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2005년부터 매년 20주 안팎으로 진행된 시범운영 프로그램 중 마지막인 제6차 프로그램 개소 예배가 12일 오후 2시에 열렸다. 소망교도소와 30㎞ 거리에 위치해 있는 여주교도소 내 시범운영 교육장에서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27명의 수형자가 반듯하게 줄을 맞춰 앉은 가운데 예배가 시작됐다. 푸른 옷에 저마다 성경책을 들고 있는 그들은 경건한 표정이었지만 다양한 모습이기도 했다. 백발부터 ‘깍두기 머리’까지, 20대부터 60대까지, 손때 묻은 성경책에 책갈피를 잔뜩 끼워 둔 사람부터 사도신경을 외울 때 성경책 표지를 살짝 들춰보는 사람까지…. 그 뒤로 교화 프로그램을 돕는 자원봉사자 20여명과 소망교도소 운영 주체인 재단법인 아가페 직원 등이 앉아 있었다.

아가페 이사장 김삼환(명성교회) 목사는 “저나 여러분이나 다 똑같아요”라는 말로 설교를 시작했다. “부모에게서 태어나 공부하고 열심히 살고 한 것은 똑같은데 나는 예수님의 인도대로 그분의 은혜 아래 따라갔다는 것만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사람이 길을 모르면 아는 사람에게 물어서 따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길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오직 예수님밖에 없어요. 그래서 예수님이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어 김 목사가 모두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높이 들도록 한 뒤 “나는 잘될 것이다! 예수 믿고 새 사람 될 것이다! 변화돼 큰일 하고 좋은 사람 될 것이다!”라고 외치게 하자, 수형자들은 큰 소리로 따라한 뒤 우렁차게 “아멘!”까지 외쳤다. 김 목사는 예배를 마친 뒤 명성교회의 부활절 헌금 6억1000만원 전액을 소망교도소 건축헌금으로 전달했다.

강석홍 아가페 사무총장은 2005년부터 진행된 1∼5차 프로그램 이수자 140여명 중에서 출소자 대비 재범률이 6%대라고 소개하며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 재소자 재범 비율이 50% 이상인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낮은 수치로, 소망교도소의 운영 프로그램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수형자 창업아이템 경진대회를 여는 등 사회 복귀 준비 과정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아가페 이사이자 건축위원장인 김승규 전 법무부장관은 “미국과 브라질의 기독교 민영교도소를 보고서 한국에도 만들기 위해 준비한 지 올해로 16년째”라고 소개하면서 “소망교도소가 수형자의 재범률을 낮추고 사회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원 이주영 의원은 “국가가 해야 하는 교정 사업을 민간에서 어떻게 할지 궁금해 참석했다”면서 “현장에 와 보고 감명을 받았으며 앞으로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국회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전했다.

현재 소망교도소 건축은 6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7월 중 완공 예정이다. 9월부터 남은 형기가 1∼7년 사이인 성인 남자 재소자 중에서 지원을 받아 300명을 선발하는 절차에 들어가며 오는 10월부터 본격 운영된다.

여주=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