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일동 명성교회 김삼환(사진) 목사가 교회 내 인재 양성을 위해 60억원을 쾌척했다. 지난 7일 명성교회 저녁예배에서 김 목사는 자신의 아호를 딴 ‘은파(恩波)장학회’를 설립한다고 밝히고 60억원의 기금을 실무 책임자 곽동한 장로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예상 밖의 거금에 출처까지 모르고 있던 성도들의 입에선 탄성이 터졌다.

이 기금은 김 목사가 지난 20여년간 외부 집회 때 받은 사례비와 세 자녀의 결혼 축의금, 부친상 부의금 등을 적립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 목사가 개인 명의로 들어온 돈을 모두 교회 계좌로 입금시켜 왔던 것이다.

곽 장로는 “목사님은 교회 비용으로 쓰라고 처음부터 말씀하셨지만 장로들이 ‘더 의미 있는 사용처를 찾자’고 결의해 적립해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장로들은 이 금액이 60억원에 달했다는 사실을 김 목사에 전하며 “노후 자금으로 쓰시라”고 권했다. 김 목사는 그 액수에 깜짝 놀라며 “사용처를 놓고 기도해 보겠다”고 답했고 은파장학회 설립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이날 예배에서 김 목사는 “명성교회가 외부적으로 많은 장학사업과 이웃 섬김을 전개해 오고 있으므로 이 기금만큼은 그동안 나를 위해 기도하며 후원해 준 교인들을 위해 쓰겠다”면서 교회 내 젊은이들을 세계적인 인재로 양성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장학회는 일단 인문계 대학 등록금 전액에 상당하는 400만원을 매년 20명에게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곽 장로는 “14일까지 일주일간 교회로 신청한 지원자가 150명에 달함에 따라 탄력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