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세운 국내 첫 민영교도소 가보니 소망교도소 오늘(1일) 개소...공동식사.독방에도 화장실 분리 설치
수감자 내면 변화에 프로그램 맞춰...재복역률 3% 목표
일단 경범자 위주로 선발 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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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인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 외룡리. 야트막한 산 위에 육중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국내 첫 민영 교도소인 `소망교도소`다.

1일 개소를 하루 앞두고 찾은 이 곳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교회가 세운 교도소다. 국내 첫 교화형 교도소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운영 주체는 기독교 선교단체 재단법인인 `아가페(이사장 김삼환)`.

1995년부터 교도소 건립을 주도한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교도소를 짓기 위해 20년 가까이 태백산맥 같은 고비를 수없이 넘겼다"며 "이 곳에서 사람들이 변화돼 출소 후 다시 범죄를 짓지 않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아직 개소 전이라 수감실 133곳은 텅 비어 있었다. 한눈에 봐도 시설은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깔끔했다. 300명 정원으로 개소 후 3일간 1차적으로 30명을 받고 석달안에 200명을 수감할 계획이다. 최대 수용 인원은 360명이다.

첫 민간 교도소라는 점을 감안해 수감자는 경범자 위주로 선발.수감된다. 징역 7년 이하의 형을 받고 형기가 1년 이상 남은 전과 2범 이하의 20세 이상 60세 이하의 입소를 희망하는 남성 수용자가 주 대상인데 최종 선발은 법무부가 결정한다. 약물과 공안, 조직폭력 사범은 수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모든 수감자들이 식당에서 밥을 같이 먹는다는 점이 국영교도소와 다르다. 권중원 소망교도소장은 "독방 수감자도 방에서 따로 식판을 받지 않고 식당에 온다"고 설명했다.

독방에는 좌변기와 샤워실이 딸린 화장실이 벽돌 칸막이로 나뉘어졌다는 점에서 배려가 눈에 띈다. 15.87㎡ 규모의 5인 수감실에는 21인치 TV 한대와 책장이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에는 문이 달려 있다. 방 바닥을 만져보니 온기가 돈다.

건립비 288억원 가운데 175억원을 모았다. 국내외 178개 교회, 1050개 기관과 기독교인들이 후원한 금액이다.

김삼환 목사는 "사람들의 내면을 변화시켜 출소 후 재복역률을 3%로 끌어내려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재소자의 재범률은 50%며 재입소률이 22%라는 점에서 `3% 이하`라는 목표가 달성 가능할 지 주목된다.

법무부 장관과 국정원장을 지낸 아가페 재단의 김승규 전문위원장은 "감옥에서 범죄를 학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고리를 끊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소망교도소는 `재범률 4%`를 기록하고 있는 브라질 휴마이티 교도소를 모델로 세워졌다. 미국에서도 비영리형(교화형) 민간 교도소가 5개가 있다.

자원봉사자 600여명이 수감자들과 1대 1멘토 관계를 맺고 매주 1회 이상씩 직접 만나 대화할 계획이다. 또 피해자-가해자 화해 프로그램, 성경 읽기, 음악.미술 치료, 출소 후 대비 교육 등이 시행된다.

연간 추정 경비인 54억원은 국가예산으로 지급된다. 교도소 직원 115명 외에 법무부에서 파견한 감독관 4명이 교도소 운영과 관리감독을 할 계획이다.

[여주 = 이향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