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엄마는 간신히 주일 예배만 지키는, 이른바 썬데이크리스찬 이'셨'지요.


주일은 빠지지 않고 지키시려고 하시긴 하지만 

희한하게도 꼭 '부활절, 창립기념주일, 추수감사절' 같은 절기 행사가 있는 주일에는

정말 기가 막히게도 다른 일이 생겨서 주일 성수를 잘 하지 못하셨어요.


지나가는 소리로 "엄마, 그래도 주일은 꼭 지켜야지" 라고 말하긴 하지만

그러기엔 엄마에게 교회보다 중요한 일들이 너무 많았던가봐요.


특새도 다름 없었죠.

지난 3월 특새 때 겨우겨우 꼬셔서 3월 1일, 쉬는 날 딱 하루 다녀오셨었지요.


이번 특새는 짧긴 했지만 휴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저도 그냥 포기하는 마음이 컸나봐요.

그냥 내가 우리 가족 대표로 기도 많이 하면 되지 뭐, 하고요.


그런데 특새 전 날, 엄마가 교회 버스가 있냐고 물어보고, 3,4부 예배 시간도 묻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렇게 물어보실 때까지도 전 별 생각도 없이 대답했어요. 

출근도 하셔야 하고 그러니까 시간이 애매해서 분명히 안 갈 것이다라고 혼자 생각했으니까요.



다음 날 저녁에 집에 들어와 물어보니 5부 예배를 드리셨다는거예요! 

10시까지 출근인 엄마가 어떻게 10시 예배를 드리지? 하고 의아하여 여쭤봤더니


마침 딱 좋은 자리가 나서 회사를 옮기게 되었는데
원래 있던 회사에서도 후임이 제때 잘 구해져서 8/31까지만 일하고 9/1,2은 쉬고 

9/5부터 새로운 회사에 출근하신다는거예요!



엄마가 회사를 옮기는지 어쩐지 관심도 없었던 무관심한 딸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지요.ㅠ


아무튼, 

그리하여 저희 엄마는 생애 첫 특새 개근을 하셨답니다 :)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었던 일인데,

하나님이 알아서, 하나님의 때에, 은혜의 자리로 엄마를 불러주셨어요.


이것을 통해 

우리 가정이 약속의 땅으로 가는 첫 걸음 떼게 해주신 것이라 믿어요.



모든 영광과 감사 하나님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