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없지만 행복… 내 소망의 근거는 ‘하나님’”

‘오체불만족’ 딛고 선 희망전도사 닉 부이치치

[2010-02-24 06:28]

“늘 결혼을 걱정했습니다.

만약 결혼하더라도 손발 없는 제가 아내의 손조차 잡을 수 있을까.

어느 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죠.

너는 손과 발이 아닌 ‘마음’으로 잡을 수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우리 마음에 사랑이 있을 때, 허다한 죄를 덮고

어떤 두려움도 이길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무조건적 사랑이 없었다면,

오늘날 제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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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희망전도집회에서 인도하고 있는 닉 부이치치.
 ⓒ온누리교회제공 
 

머리와 몸통, 작은 왼발과 발가락 두 개만을 갖고 태어났지만 절망을 딛고

전 세계를 누비며 복음을 전하는 닉 부이치치(Nick Vujicic)가 최근 방한해

온누리교회(담임 하용조 목사) 등에서 전도집회를 가졌다.

1982년 호주 브리즈번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테트라-아멜리아

신드롬(Tetra-Amelia syndrom)을 앓고 남다른 자기 몸에 절망해

여덟 살 즈음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복음을 전해 듣고 지금은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을

전파하는 메신저로 살아가며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전하고 있다.

팔다리는 없지만 대학에서 회계학과 재무관리를 복수전공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지없는 삶(Life without Limbs)’이라는 장애인

비영리 단체를 만들고 4개 대륙 12개국 이상을 다니면서 강연하고 있는

그는 22일 오후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 행복의 근거는 ‘하나님’”이라며 “깨어진 현실 가운데 고통 받는

이들에게 하나님 안에서 발견한 소망을 전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절망을 딛고 일어선 희망을 역설한 그와의 인터뷰 전문.

 

-남다른 삶을 살았을 것 같다.

어려움 가운데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가장 큰 힘이 되어주셨다.

부모님께서 매일 성경을 읽어주시며 하나님께서 놀라운 은혜로

나를 만드셨다고 격려해주셨다.

그리고 하나님을 만나면서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됐다.

어린 시절, 나는 사람들과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여덟 살부터

열두 살까지 끊임없이 자살충동에 시달렸고, 실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팔다리가 없는 것보다 견디기 어려운 것은 ‘외로움으로 인한

절망’이었다. 내 주위에 아무도 없고,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에

철저한 절망에 갇혀있었다.
그런데 13살 되던 해, 언론을 통해 장애를 딛고 일어난 한 사람의 기사를

읽게 됐고 이후 성경을 읽으며 절망을 이겨낼 수 있었다.

특히 요한복음 9장 시각장애인을 고치시는 예수님의 치유 기적 장면을 읽고,

큰 감동이 밀려왔다. 내가 갖고 있는 장애가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삶에 희망이 넘쳐났다. 하나님께서 무엇을 이루실지 기대하게 됐고,

신뢰하게 됐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인가.

“가장 행복한 추억은 여섯 살, 해변가에서 처음 수영을 배우던 날이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할 때 행복하다. 어머니는 자상하고 사랑이 많으셨고,

 아버지는 인생의 목표를 세워주시되 실패할 때 결코 야단치지 않으셨다.

최선을 다해 충분하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신체 장애를 겪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자녀에게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성공이다.”

 

-특별히 아끼는 물건이 있나.

 

“성경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사라져도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것은

성경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게 있는 자신감과 희망,

생명력은 모두 하나님을 아는 것에 왔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알기 전 내 인생에서 희망 한 줄기조차 없었다.

어떤 문제에도 해답이 없었다.

그러나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됐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을 때 절망과 실패를 거듭하지만 그 분을 의지할 때

새로운 삶이 열렸다.

CEO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백만장자를 만난 적 있다.

그는 나를 만나자 눈물을 흘리며 실의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는 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마음을 만드신 하나님께서만이 그 마음을 고치실 수 있다.”

 

-사람마다 고난이 다르고 극복과정이 있는데, 하나님께서 왜 이런 모습으로 나를 만들어 사용하실까라는 고민 해본 적 없나.

 

“끊임없이 나는 그러한 질문을 던졌다. 나는 왜 팔다리가 없을까.

어느 날, 한 아기를 만났다. 나와 같이 팔다리 없이 태어난 아기였다.

그 아기를 만나고, 내 고난의 의미를 발견했다.

그 아이에게는 오로지 나만이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고, 하나님의 기적을 알려줄 수 있다.

또 강연을 다니면서 사람들이 팔다리가 있는 사람보다 팔다리 없는 내가 하는 말에

귀를 잘 기울이고 마음을 쉽게 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애인이지만 걷기, 책장 넘기기, 수영 등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에

도전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포기한 것이 있나.

그럴 때 밀려오는 절망감은 어떻게 이기는지.

 

“사실 혼자 할 수 없는 것이 많다. 그럴 때 독립성과 자주성을 갖추려 하고,

포기하거나 절망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것을 누린다.

이 정도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법을 배운다.

사업가들은 거래가 성사되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부부는 배우자가 이렇게 바뀐다면 행복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방법 찾아야 한다. 나라고 항상 행복할 수만은 없다. 때로는 골짜기를 지나지만, 언제나 그 일을 통해 저항력과 인내심을 배우고 성장한다.”

 

-외로움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는데, 교회 공동체는 달랐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교회가 장애인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제언해 달라.

 

“기독교가정에서 태어났고, 출석하던 교회에서 나를 판단하거나 정죄하지

않았다. 좋은 공동체였다.  성경에 이런 장면이 있다.

잔치를 베푸는 주인이 소경, 절름발이 등 장애인을 초청하는 장면이다.

장애인을 교회로 품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다. 반드시 해야 한다.

한편으로 모든 사람이 나름대로 장애를 갖고 불구의 형태로 살아간다.

내면이 깨지고 상심해있다.  세상의 다양한 어려움들로 고통받고 있다.

하나님은 살아계신다는 소망 갖고 살아야 한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합력해서

선을 이룬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계획,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

 

“내가 겪은 인생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출판하고 싶다.

또 전 세계 곳곳을 방문해 희망을 잃은 청소년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열아홉 살 때, 처음으로 청소년들 앞에서 강연했다.

강연을 시작하자마자 여학생들이 흐느꼈다.

그리고 한 여학생이 ‘당신을 한번 안아도 되겠냐’면서 ‘단 한 사람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고 말해주지 않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외적 조건은 결코 인생의 성공기준이 아니다.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이 성공이다.

성공기준은 ‘어떤 마음과 소망을 갖고 살아가느냐’에 있다.

소망은 마약이나 돈, 섹스, 술에 있지 않다.

우리의 행복이 일시적 쾌락에 근거한다면 일시적 행복으로 그칠 뿐이다.

내일은 아무도 모르기에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

누구에게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것이 우리를 더 불구자로 만든다.

 

최선이 바로 성공이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놀라운 계획을 갖고 계신다.”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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