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법칙들을 적용할 때  

   


 

 

남에 대한 이해

 

신앙의 법칙들을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사람이 한결같이 똑같은 영적 수련을 할 수도 없고 똑같은 영적 과정에 있지도 않다.

어떤 이에게는 이런 식이 또 다른 이에게는 저런 식이 필요하다.

시험을 당할 때 필요한 법칙들이 있고 태평스러울 때 필요한 법칙들이 있다.

기분이 울적할 때 적용할 법칙들이 있고 주 안에서 즐거이 지낼 때 적용할 법칙들이 있다.

 

 

***

 

 

우월감에서 오는 관대함에 대하여

 

 

자기보다 못하다고 여겨지는 자에게 관대하기는 쉬워도

자기와 동등하거나 높다고 여겨지는 자에게는 관대하기가 어렵다.

눈먼 사람과 부딪친 것은 참기 쉬워도 정상인과 부딪친 것에는 시비가 일어난다.

참된 겸손에서 나오는 관대함에는 그대 마음의 진실이 담겨있으나

우쭐함에서 나오는 관대함은 그대 영혼에 별 유익이 없다.

그러니 평소 자기의 어떤 부분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여기는 생각을 버려라.

그것으로 올무에 걸리리라.

 

 

***

 

 

자기사랑에서 오는 염려와 두려움

 

 

이기적인 자기사랑에 빠져있는 영혼의 특징은 염려와 두려움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매사 자기에게 이로운가에 신경을 쓰고있는 자신을 자각해야 하고

이를 돌이켜 이웃과 하나님께 유익 되는 것을 찾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용감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꾸준히 소망을 지닌 채 인내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전심전력을 다하여 진심으로 그대 자신을 주님께 맡기지 않는 일이다.

왜 헛된 근심으로 수척해지는가.

왜 쓸데 없는 걱정으로 지쳐 있는가.

이는 어떤 것에든지 불쾌함이 있고 어디에든 그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고

항시 자신을 우선하는 마음 때문에 자신 이외의 모든 선을 거부하려는 악한 경향 때문이다.

 

 

***

 

 

높임, 존경, 명예

 

 

사람들에게 최고의 존중과 인정을 받는 경우 가장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이는 자신감과 우월감 때문이다.

자기가 잘하는 것에서 시험과 교만이 찾아오는 법이다.

 

사람에게 존경을 받는다고 해서 그대가 얼마나 더 훌륭해지겠는가.

사람이 사람을 추켜올리고, 올바르지 못한 자가 역시 올바르지 못한 자를 찬양하고

악한 자가 악한 자를 찬양하고, 장님이 장님을 칭찬하는 것은 이 세상에 흔한 일이다.

 

선한 사람의 영광은 그 양심의 선한 데 있는 것이지 다른 이의 찬양을 받음에 있지 않다.

칭찬을 받는다고 더 거룩해지지 않으며, 비난을 받는다고 더 비천해지지 않는다.

그대는 있는 그대로의 그대이기 때문이다.

그대는 하나님께서 아시는 그대의 처지보다 결코 더 나을 수 없는 존재이다.

자신을 잘 안다면 다른 이가 그대를 두고 무어라 말할지라도 그것에 마음을 두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외적인 것에 관심을 두지만 하나님이 보시는 것은 사람의 내면이다.

사람은 상대방의 행동을 살피지만 하나님은 사람의 의도하는 바를 살피신다.

항상 행동을 잘 하면서도 자신의 행위를 내세울 수 없다고 여기는 것은 그 영혼이 겸손하다는 징표다.

그런 사람은 모든 선함이란 선함 자체이신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지 결코 자기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

 

 

호감과 인기

 

 

그대는 특별히 사랑 받거나 높임 받고자 하지 말라.

그러한 사랑과 높임은 하나님께 합당한 것이니 가로채지 말라.

누가 온 마음을 바쳐 그대를 사랑해주기를 바라지도 말고

그대도 온 마음을 다해 다른 이를 사랑하려고 하지 말라.

그 대신 그대와 그들 안에 주님이 거하시도록 하라.

 

남에게 호감을 주려는 생각 속에는 자신을 높이는 마음과 낮아지는 것을 싫어하는 마음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이는 세상의 허상을 좇는 것과 같다.

그러한 마음은 남이 나를 멸시하거나 나를 싫어하면 금세 나도 그를 비난하며 미워하게 된다.

책망을 듣게 되면 책망하는 자를 비난하게 되어 좋은 친구가 금세 원수로 변한다.

그러므로 누가 그대를 지지하고 누가 그대를 반대하는가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이는 낮아지려는 마음은 없이 명예를 추구하는 마음만 드높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려고 노력하지 말라.

오히려 다른 이가 자신을 벌레 보듯 하는 것을 참아내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그것은 진정 가치 있는 일이다.

 

선량한 사람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들, 자기 성격에 맞는 사람들, 자기 뜻에 동조하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나를 미워하거나 반대하며 꺼려지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그러나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일이다.

 

 

***

 

 

비난과 친밀

 

 

그대가 어떤 사람에 대해 사상이 같거나 친숙하다는 것 때문에 그를 가까이 한다면

그런 사귐은 언젠가는 깨져버릴 것이다.

그러나 영원히 존재하는 진리에 의존한다면 친구가 떠나거나 이별한다고 해도 마음 아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친구와의 관계도 주님 안에 그 바탕을 두어야 하며

아무리 그대가 호의를 품고 있는 친구라 할지라도

주를 위하여 그를 사랑해야 한다.

주님을 배제하고는 어떠한 우정도 친밀도 존속할 수 없고

주님에 의해 결합되지 않은 사랑 또한 순수하지 못하다.

 

어떤 이가 우리에게 사랑스럽고 유익하게 대한다 할지라도 그 역시 연약하고 결점 많은 인간이기에 과도히 의뢰하지 말라.

어떤 이가 우리에게 거스르고 우리를 반대한다 할지라도 이에 언짢아하지 말라.

오늘 그대와 함께하던 자가 내일 그대를 극심히 반대할 수 있다.

사람의 변덕스러운 마음은 날씨처럼 변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현세에서는 그대가 머무를 만한 도성이 없다.

그러나 만약 그대가 그리스도와 내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면 영원한 안식을 누리리라.

 

 

-토머스 아 켐피스 자료/창골산 봉서방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