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5시30분.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김삼환 목사)로 향하는 길은 꽉 막혀 있었다. 경광봉을 흔드는 주차 봉사자들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택시를 타고 온 한 성도는 1분이라도 늦을 새라 도로 한가운데서 하차하더니 곧바로 뛰기 시작했다.

 

 이번 특별새벽기도회는 지상 5층, 지하 4층, 연면적 2만6540㎡의 새 성전에서 드리는 두 번째 기도회다. 예배당 입구에서 A4 1장짜리 유인물을 받았다. 김삼환 목사가 1980년 명일동 홍우상가 2층에서 매일저녁 “하나님, 제발 새벽기도에 참석할 25명만 보내주세요”하며 직접 등사했던 그 전통의 설교문이다. 예배당 7200석은 이미 만석이었다. 강단 밑엔 30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자리를 잡았다.

 

 흰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1000여명의 청년대학부 연합찬양대원들이 ‘주의 친절한 팔에 안기세’를 찬송했다. 기도자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바벨론의 죄와 유혹을 없애 달라”고 간구했다.

 

 김삼환 목사는 ‘이 시대의 다니엘을 찾으시는 하나님’을 주제로 1~8일 개최된 기도회에서 바벨론과 같은 문화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의지하는 승리자가 되자고 강조했다. “바벨론을 사랑하고 바벨론을 따라가는 사람은 승리할 수 없어요. 세상 사람들은 세상의 힘으로 행복하게 살려고 하지만 착각이에요. 세상은 단 하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아요.”

 

 김 목사는 “남의 나라인 바벨론이라 할지라도 다니엘처럼 하나님 제일주의로 살면 모든 위기와 어려움을 극복하고 형통하게 돼 있다”면서 “우리도 위대한 조상의 믿음을 따라 은혜와 기적의 축복을 맞보자”고 독려했다.

 

 명성교회가 제적성도 15만명의 대표적 장로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새벽기도에 있다. 또 ‘머슴처럼 주님의 옷자락이라도 붙잡고 섬기게 해 달라’는 김 목사의 머슴목회론과 치열한 경쟁, 불확실성 속에 있는 현대인에게 동네 아저씨와 같은 친근함으로 ‘하나님 제일주의’ ‘오직 주님’이라는 인생 최고의 길을 제시한 것도 큰 몫을 했다.

 

 김종환(53)씨는 “직장이 강원도 태백에 있는 관계로 지난 1년3개월간 서울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매주 월요일 새벽 차를 몰고 태백으로 넘어왔다”면서 “태백에서 인터넷으로 새벽예배를 드리며 우상, 제도, 권력자 앞에서 믿음을 지키며 직장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다니엘로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밝혔다.

 

 교회는 오전 4시50분부터 오전 10시까지 매일 5회 예배와 인터넷·방송을 통해 24만명이 새벽기도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9일 오후 7시엔 1주일간의 새벽예배 설교내용을 총정리하는 저녁예배가 드려졌다. 32년간 늘 해오던 그 전통 그대로였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