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으로 생활하며 수많은 수감자를 만나다 보니

웬만한 사건 사고에는 놀라지 않을 정도로 대범해졌다.

하지만 유독 긴장되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신입 사동에 근무할 때다.

 

신입 사동은 수감자가 3 일 정도 머므르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죄를 저지른 외국인도 이곳으로 온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얼마나 두려울까?

하지만 구치소가 떠나갈 듯 소리치며 눈물을 뚝뚝 흘리면 정말 당혹스럽다.

 

얼마 전에 만난 물로코 수감자가 그랬다. 자기는 한국에 친구도 없고,

고국에 있는 부모님은 연로해서 이 사실을 알면 놀라서 돌아가실지도 모른다 했다.

 

그 말을 듣고 콩글리시로 여기서만큼은 내가 친구고 부모니까 너무 두려워 말라.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고개를 끄덕여 주니 무척 고마웠다.

 

다음 순찰을 돌 때 대성통곡은 사라지고 코 고는 소리만 들여왔다.

언제 소동이 있었느냐는 듯 세상모르게 자는 그를 바라보며 담장 밖보다 담장 안에서

친구가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에서 수감작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존재는 교도관이니까.

그럼에도 수감자들을 따뜻하게 대하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다.   

 

선교회원 투고 내용 옮김.

 

※ 자세한 내용은 특수선교위원회 카페(http://cafe.daum.net/mschonlyl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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