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문학상 당선시

 

꽃잎  절구(絶句)             양여천

 

아무런 무게도 없이

산다는것도 하냥 속절없다

 

슬프다면 그냥 울어라

 

꽃잎하나 떨어지는 순간에

시간도 잊고 계절도 잊는다

 

지금에, 너와 나는 얼마나한

시간을 함께 살았다기에

 

이렇게도 내영혼, 벗겨지듯

아플까?

 

살 같은 꽃,

글씨 토씨처럼 가는 꽃가지

너를 놓으며 흔들린다

 

내영혼이 얇은 곳에

찢어다 놓으면 글과 글을 넘어

 

내가슴속에 한번

꽃 떨어지는 가지처럼 흔들릴 수 있을까?

 

꽃잎 한 장 떨어지는 이 순간이

한 세상을 살았던 무게보다 더 가볍다

(문학광장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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