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는 8월 5일에 일어난 사고로

매몰 된 33명의 칠레 광부들 얘기가 방송되었어요.

갇힌 지 16일만에 그들이 모두 무사히 살아 있다는 기쁜 소식과

그러나 그들이 대피 해 있는 곳은 지하 700미터의 땅 속 깊은

곳이기에 구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우울한 소식이 동시에

전달 되었죠.

 

발견되기까지 16일 동안 그들은 서로 비상 식량을 두고

다투지도 않았고 아주 소량의 음식을 섭취하면서 서로가 격려하면서

잘 버텼다는 얘기와 오히려 바깥에 있는 가족들을 안심시키고자 하는

그들의 모습에 마음이 뭉클했어요.

오히려 너무도 씩씩한 모습으로 웃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의외였어요. 

한 광부는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인 것을 말하더군요.

방송에서 굳이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들을 버티게 하고 단결시켰던 힘이

믿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쨌거나 그들은 살아 있고 바깥에서 공급하는 여러가지 소통의

방법으로 지내고는 있지만 아직도 구조하기까지 몇개월이 걸린다는

사실이 답답할 뿐이죠.

 

그리고 보다 중요한 본질은 이것인데요, 인터넷에서 가져 온 내용이에요.

 

대다수의 칠레인에게 도시와 떨어진 낯선 사막의 광산촌은 피부로 와닿지 않는

남의 나라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광부들은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숨막히는 탄광 안에서 쉬지도 못하고 일해야 한다.
지하 탄광에서 계속 일하다 보면 수은 중독과 진폐증 등으로 평균수명 40세를 넘지 못한다.
광부들은 가난해서 병원치료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죽는다.

 

부모를 일찍 잃은 아이들은 학교조차 못 가고 7살, 8살 어린 나이부터 광산에서 일하며

가족 생계를 꾸려야 한다.
아이들 일당이 700원~800원 밖에 안되기에 근본적인 자립조차 힘들다.

빈곤은 이렇게 대를 이어 끝없이 계속된다.

칠레의 광산 주인은 광부들이 아닌 수백년 동안 이 땅을 지배해온 극소수의 백인이었다.
대부분의 광산은 다국적 기업이나 식민지 열강이 경영했다.

따라서 광산을 운영하는 상류층에게만 부가 집중되었다.
 
칠레의 가난한 민중들은 여전히 뿌리깊은 양극화 구조와 경제난이 낳은 절망 속에 허덕이고 있다.

칠레가 자랑하는 세계적 시인으로 억압받는 중남미 민중의 슬픔을 대변한
파블로 네루다도 가난한 광부의 아들이었다.
지금도 누구 하나 돌아봐주지 않는 캄캄한 광산 어딘가에서 
칠레의 광부들은 네루다의 시와 ‘Gracias a la vida (삶에 감사하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쓰라리고 고된 노동의 고통을 허공 속에 날려 보낸다.

 

우리가 쓰는 휴대폰, TV, 컴퓨터 같은 첨단기기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들,

그 모두의 시작은 딱딱하고 먼지날리는 광산 돌더미 속에서 비롯되었다.

온종일 허리숙여 곡괭이질로 노동하고 희생하는 광부의 손이야말로
전세계 산업과 경제와 우리 생활을 말없이 떠받쳐주는 위대한 어머니의 손이 아닐까.

 

우리가 그들에게 보내야 할 것은
연민의 감정도, 언론이 인위적·자극적으로 쥐어짜는

거짓 감동스토리에 눈물 흘리는 것도 아니다.
지구시대에 뗄레야 뗄 수 없는 그들과 우리의 관계 속에서
우리의 풍요는 과연 누구의 고통을 딛고 서 있는 것인지 돌아보고,
존중과 경외의 마음을 담아 그들의 삶의 진실을 바로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