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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대는 매미소리처럼 짜증스런 더위

들락날락 쏟아지는 소낙비

올 여름은 유난스럽다

 

오던 비 멈추고 해맑은 하늘

울다 웃는 내 동생같아 얇밉다

 

휘감기는 바지섶 휘저으며

들어선 시온 광장 

언뜻 눈에 띄는 수박 한 덩이

 

방금 온 비에 젖어

물에서 나온 아이 얼굴같이

물기가 송송하다

 

누가 심었나

언제 이리 컸나

짜증나던 얼굴이 환하게 핀다

 

오며가며 보는 즐거움

앞마당 수박 한 덩이

먹기보다 보는 수박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