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그렇게 북적거리던 구 성전 로비가 오늘 따라 너무 썰렁하네요. 그전엔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로 저 앞 사무실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기분이 진짜 좋습니다. 교회가 새 성전 건축과 함께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새롭게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봅니다.”

25일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구 성전에서 만난 장중웅(66) 장로는 7200석 규모의 새 성전에서 드리는 ‘역사적인’ 첫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6시30분 교회에 도착했다. 그는 “‘오전 7시 1부 예배 때 자리가 찰까’하며 내심 걱정도 많이 했다”면서 “이른 아침부터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 찬 성전을 보니 참 뿌듯했다”고 웃었다.

영하 11도의 매서운 날씨였지만 새 예배당으로 향하는 성도들의 기대감을 막을 수 없었다. 성탄의 기쁨과 함께 생애 첫 아파트 입주를 앞둔 가장처럼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이창규(46) 집사는 성준(15) 민준(12)군과 함께 교회를 찾았다. 그는 “그전엔 예배당이 좁다보니 최소 40분전에는 와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면서 “2년간 성전건축을 위해 기도해 왔는데 오늘 역사적인 날이라 두 아이와 함께 대예배를 드렸다.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1989년 건축한 구 성전은 좌석이 4000석이지만 대규모 새벽기도회와 김삼환 목사의 ‘머슴목회’로 폭발적 부흥을 이룬 교회의 외형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동안 성도들은 교육관과 본당 지하, 월드글로리아센터, 사무동 지하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예배를 드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교회 새 성전은 구 성전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부채꼴 모양으로 연면적 2만6540㎡의 지상 5층, 지하 4층 규모다. 2009년 8월 공사를 시작해 2년4개월이 걸렸다. 본당은 길이 100m, 폭 46.5m로 중심부에 강단이 있다. 출입문은 14개이며, 로비 폭을 5m로 축소시켜 예배당 진·출입 시간을 최소화했다.

문미란(40·여) 집사는 “이제 한 자리에서 편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은 좋지만 강단이 멀리 보여 정겨운 목사님과 멀어진 느낌이 든다는 게 아쉽다”고 했다. 김재훈(61) 집사는 “공사기간 중 일체 잡음이나 안전사고가 없었던 것은 공사현장 흙바닥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드렸던 담임목사님의 철저한 낮아짐과 섬김의 자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것이 모든 교인의 마음을 하나로 묶었다”고 귀띔했다.

1~5부 예배 모두 만석이었다. 자리를 잡지 못한 성도들은 계단에 자리를 잡거나 영상 예배가 가능한 구 성전으로 향했다. 안내를 맡은 조용선(63)집사는 “예배마다 자리가 꽉 차고 있다”면서 “원활한 안내를 위해 봉사자를 대폭 늘려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배 중간엔 각 부서별로 소품과 의상을 착용하고 성탄축하 공연을 선보였다. 김삼환 목사는 1~5부 설교에서 흡인력 있는 특유의 메시지로 복음의 진수를 풀어냈다. 그가 강조하고 있는 머슴목회는 ‘머슴처럼 주님의 옷자락이라도 붙잡고 섬기게 해 달라’는,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와 섬김의 목자상을 뜻한다. 이것은 교회 핵심표어인 ‘오직주님’으로 축약된다.

김 목사는 “새 성전 건축 후 첫 예배를 성탄감사 예배로 드리게 된 것은 정말 하나님의 큰 은혜”라면서 “십자가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불쌍한 영혼을 찾아가시는 바쁘신 주님의 발길을 뒤따라가는 심정으로 섬기겠다”고 약속했다.

교회는 26~28일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박종순(서울 충신교회 원로) 김삼환 목사를 주강사로 새성전 입당기념 부흥성회를 개최한다. 부흥성회 실황은 교회 홈페이지에서도 방영한다(msch.or.kr).

한편 교회는 24일 새 성전 입당감사예배를 드렸다. 예배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방지일 박위근 이정익 이영훈 오정현 목사 등 교계 지도자와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교회는 용산참사 유가족과 쌍용자동차 사망자 유가족,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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