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2 토새깨 담임 목사님 '사순절의 영성' 말씀 요약, 요한복음 12:1~8, 작성자: 이용석 집사>
오늘 말씀은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하는 한 여인이 예수님께 헌신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어떻게 보면 사순절의 가장 핵심적인 일을 행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순절의 기간에 마리아는 자신에게 가장 귀한 것을 주님께 드렸습니다. 사순절은 바로 그런 기간입니다. 우리의 소중한 것을 가장 낮은 마음으로 주님 앞에 내놓을 수 있는 그런 절기이며 시간입니다.
교회가 존재하는 목적은 가난한 자들을 돕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같이 가야 됩니다. 하나만 있으면 안 됩니다. 하나님을 사랑해서 이웃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는 그런 관점도 사실 굉장히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예수님과 하나님 사랑은 자꾸 축소시키고 이웃을 향한 사랑만 강조하면서 점점 하나님을 떠난 사순절을 맞는 것도 절대로 맞는 방향은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사순절에 우리는 이 둘 다 가질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바른 신앙생활과 시선을 갖기 위해서는 항상 우리의 렌즈 안에 이 두 가지가 함께 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진실되게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오늘 마리아의 나드향유는 정말로 예수님을 사랑하는 우리가 반드시 사순절에 가져야 하는 그런 영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사순절의 영성은 재(ash)를 바르는 영성입니다. 사순절의 시작이 재의 수요일입니다. 그래서, 주일을 뺀 40일 동안 우리가 온전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묵상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지내다가 부활절을 맞는 것이 사순절입니다. 지금 마리아는 예수님께 향유를 부어드리고 있습니다.
주님께는 가장 좋은 것을 부어드리고, 나의 이마에는 가장 비천하고 낮은 자리의 표식인 재를 바르는 것이 사순절의 영성입니다. 우리가 주님께는 향유를 부어 드리고 내 이마에는 재를 발라야 합니다. 이것이 사순절에 가져야 하는 밸런스(balance)입니다. 부활절을 앞둔 사순절에는 내가 그리스도인임을 보여줄 수 있는 정말 힘 있는 영적인 도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순절은 철저하게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고백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구별될 수 있는 기간입니다. 그 시작점이 바로 재의 수요일입니다. 재는 우리가 흙으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연약한 존재임과 동시에 내가 가장 밑바닥에 있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고난 중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재를 뿌리는 일입니다. 이것은 내가 가장 낮고 처절한 자리에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사순절은 우리가 죄인임을 고백하는 시간입니다. 사순절의 영성은 내가 주님 앞에 낮아지는 것, 주님 앞에 엎드리는 것, 재를 뒤집어쓰고 내가 연약한 존재임을 내가 죄인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오늘 마리아는 죄인된 가장 낮은 마음으로 주님 앞에 엎드려서 향유를 깨어드리고 그 발을 닦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복을 받고 은혜를 받습니다.
우리가 평생에 주님 앞에 나와서 마리아처럼 우리의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닦을 수 있는 믿음을 꼭 지키길 축복합니다. 우리가 주님 앞에 항상 낮은 마음으로 재를 뿌리는 마음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순절만큼은 우리가 주님 앞에 철저하게 낮아지고 회개하며 재를 뒤집어쓰는 그런 영성을 가져야 할 줄로 믿습니다.
두 번째, 사순절의 영성은 멈춤과 축소입니다. 사순절의 대표적인 영성이 멈춤과 축소입니다. 그것이 이제 행위로 나타나면 금식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금식의 핵심은 축소입니다. 내가 먹는 양을 줄이든 내가 먹는 행위를 줄이든 우리가 무엇인가 주님 앞에서 줄여가는 시도를 해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줄이고 멈추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축소와 멈춤을 통해서 무엇인가 다른 부분의 확장이 있어야 합니다. 바로 예수님에 대한 부분이 커져야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순절에 우리가 가져야 하는 밸런스입니다. 우리가 사순절 기간에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주님께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 나의 삶에 중요한 것들을 내려놓고 축소하는 일을 해야 됩니다.
또한, 우리는 축소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고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확장이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지 않으면서 금식만 하면 그것은 자랑만 될 뿐입니다. 우리가 사순절의 기간에 더욱더 겸손하게 기도하고 금식하고 구제하는 사순절의 영성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사순절의 영성은 나눔과 섬김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서구 교회들은 금식 대신 이웃을 위해서 희생하고 나누는 일들을 사순절 기간에 힘써서 했습니다. 사순절 기간은 내 안에 영성만 챙기는 기간이 아닙니다. 이웃의 배고픔을 챙기고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고 이웃의 차가운 몸을 안아줄 수 있는 바로 그런 시간이 사순절입니다.
우리가 고난 주간에 금식을 한다면, 그냥 금식만 하지 말고 그 금식한 부분에 예수 그리스도가 채워져야 됩니다. 우리가 금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채워짐으로 금식을 마무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고난 주간에 이웃 사랑과 이웃을 위한 선교 헌금에 힘쓰는 이유가 바로 그런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정말로 이웃을 생각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만큼 이웃을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물질만 나누자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부활절을 통해서 주의 복음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부활절에 예수님을 만나야 진짜 예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달력에 가장 핵심은 부활절입니다. 성탄절도 귀하고 감사절도 귀하지만, 우리 신앙의 가장 핵심적인 날은 부활절인 것입니다. 그래서, 부활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고 어렵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활절을 통해서 반드시 주의 복음을 나눠야 할 줄로 믿습니다.
우리가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전하는 행위가 중요합니다. 그 이후에 모든 것은 성령께서 행하시는 것입니다. 어디에 가서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 교회 사랑하는 이야기를 하길 바랍니다. 우리가 좋은 이야기를 하면, 결국은 다 하나님께서 놀라운 일을 행하시게 되는 것입니다. 부활을 앞둔 사순절에 반드시 복음을 나누는 일들을 행하기를 축복합니다.
오늘 향유 옥합을 주님께 깨어드린 여인의 사건을 통해볼 때, 사순절에도 우리가 주님께 드리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재를 뿌리는 마음으로 낮아지고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엎드리는 주의 자녀들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우리가 사순절의 기간 동안에 나의 것을 줄이고 멈춤으로 주님의 것을 크게 하는 신비로운 은혜를 누려야 할 줄로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사순절의 기간에 이웃을 사랑하고 복음을 나누며 섬기는 일들을 통해서 이 부활절의 놀라운 은혜가 많은 사람들에게 임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